명상/지난 낙서들

민들레와의 사랑

순수(Pure Soul) 2024. 4. 10. 20:30

민들레와의 사랑

2010.05.05 어린이날 무주에서

 

이것은 우주로부터의 선물이다 민들레와 사랑을 나눈것은.

이건 정말 안타이고 생의 최절정에 섰던 기분이다 그 순간을 말하라 한다면.

전 혀 꿈도 꾸지 못한일이 내게로 왔다

이런...

동물과의 대화도 아닌 식물과의 사랑이라니...아나스타시아라면 내말을 믿을것이다..

요 며칠 ...살아있는 초록을 만나면서 아나스타시아를 입에 올린건 사실이다

그 초록이 그녀를 연상케 했으니까 말이다...하지만...이런일은 정말 꿈도 꾸지 못했다

 

어느 누가 사랑을 말로 전할 수 있을까

난 지금도 잘 ...믿기지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아름다운 곳이라는 말을 들으며 들어선 어느 주인장도 없는 집뜰안...

아니나 다를까 그곳은 선경이나 다름없었다.

집으로 들어서는 길목... 노란 민들레들

그렇게 많은 민들레는 처음 보았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바위산 앞을 흐르는 물길 하며

살아있는 꽃같은 여린 나뭇잎

 

한적한 도로를 40킬로로 달리며 내 눈을 아니 가슴을 내내 사로잡은 것도 그 꽃같은 초록이었다 몇 년전 그 아기같은 초록에 반한 후, 매년 4월 후반이면 어느새 만나러 가야할 사람처럼 그 초록을 입에 올리곤 했다

 

몇 걸음 가지 않아 난 네 송이의 민들레를 위에서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말 그대로 에서. 그 모습이 어찌 완벽했던지 난 짝에게 사진기를 달라고 말해야 했다 몇 컷을 찍고도 난 그 자리를 뜨지 못했다 마치 민들레가 나를 붙든것 마냥...잠시.. 꼼짝 못했다 그런 후 난 그대로 앉아 민들레를 보았다 네 송이중 하나에 마음이 갔다 그 한 송이는 모양이 위로 좀 오목했었다 자연스레 향기를 맡듯이 코를 대었다 흔히 그러하듯이 단지 향기를 맡아볼 작정이었을 거다 그런데 이 다음 일어났던 걸 말로 표현하기는 정말 어렵다 지금도 어쩌다 그리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마디로......... 난 민들레와 사랑을 나눴다

아니 그것이 일어났다

 

나와 한 치도 차별이 없는 존재 민들레

 

나는 나와 같은 존재로부터 사랑이 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아무런 생각이 끼어들지 않은 채 그것을 누렸고 대화가 오고 가듯 사랑이 오고 갔다 하지만 그 느낌은 너무나 명료해서 내 존재를 채우고도 남았다 마치 연인들에겐 오직 서로만 존재하듯 그렇게 있었고 둘 사이엔 오직 사랑뿐이었다

 

여보, 나 민들레와 사랑을 나눴어

난 일어서면서 짝에게 말했다

그것은 나에게 진실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 들었을지 알 수 없었다

넘치는 가슴을 어떻게 할줄 몰라 친구에게도 말이 나왔다

민들레와 사랑을 나눴어

사랑을 주고 받았어 주고 받긴 했는데 ...주고 받고 그런것 같은건 아니야

우리 사이에 사랑만 있었어

(아주 미묘하게 오고 감이 있었지만 그것은 곧 하나되어 사랑만 있었으니까..)

누군가 내게 그런 말을 했다면 나 역시 그 말을 해석하느라 시간이 가거나 그랬을것이다

그러면서 이어서 내게로부터 나온 말은 이랬다

이건 마치 우주적인 진화를 한 기분이야

난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했다

 

동행한 두 친구중 하나는 축하한다고 말해주었고

다른 한 친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겐 인생의 한 획을 그었다 할 만한 사건...민들레와의 사랑

 

 

친구와 대화한 말이다

 

이러니 동물과 이야기 하는 교감자들이 동물을 먹을수 없게 되는건 당연해 이야기를 나누니 사람(자신과 같은 존재)같을거 아니야..”

 

 

나와 사랑을 주고 받을수 있는 존재를 ..어떻게 먹지? ”(이제 소위 식물성이라는 것도 문제가 되는 난감한 느낌...이 시작되어버렸다)

 

친구 왈,

태양식-solaritarian-으로 갈 사람 하나있네 ㅋ

 

 

민들레....나와 한치 차별이 없는 존재라는..... ‘개념이 아닌 사실을 두고

아직 충격으로 잠 못들고 타자를 쳐대고 있다

 <민들레 다시 핀 계절
그리운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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